바오로인은 성바오로의 표양대로
예수 그리스도안에서 살아갑니다.
(창립자 G.알베리오네)
(창립자 G.알베리오네)
***년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한 해를 새롭게 시작하며
‘신독’이라는 말을 떠올려 본다.
한자로, ‘삼갈 신’, ‘홀로 독’, 신독.
홀로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그러지는 일을 하지 않고 삼간다는 뜻으로
대학과 중용에 나오는 말이다.
나는, 이 말을
올해의 지표로 삼아 살고 싶다.
신독.
홀로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그러지는 일을 하지 않고 삼가고,
어느 누구의 평판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나 스스로 삼가 올바른 일을 행할 때
진정 자유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는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하며
보여주기식 삶을 살아온 것 같다.
초기 양성기인 지원기를 보낼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수도원에서는 각자 개인 공간을 제외한
공동구역을 청소하기 위해
청소구역 당번이 정해진다.
복도, 화장실, 응접실, 성당, 식당 같은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을 청소하는데
어떤 공동구역은 혼자 청소할 수 있는 곳이고
어떤 곳은 두세 사람이 함께 청소해야만 하는 공간도 있다.
그때 나는 아직 수련이 덜 되어서 그런지
혼자 청소하는 구역을 배당받는 것이 좋았다.
여럿이 함께 청소하는 구역을 맡으면
청소를 잘해도 책임자에게 칭찬 받을 일이 없지만
혼자 청소해야 하는 구역을 잘하면 칭찬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 번은 혼자 청소하는 구역인 복도를 청소하는데
책임자 수사님께서 지나가시면서
“아이고 우리 마조리노는 청소를 정말 열심히 잘하네~!!”
하고 칭찬해주셨다.
그 칭찬 한마디에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우쭐해져서 정말 열심히 청소를 했다.
그러다가 책임자 수사님이 휴가를 가셨을 때에는
칭찬해 줄 수사님이 없으니
청소를 대충대충하는, 부끄러운 일도 있었다.
수도원에 입회할 때
하느님께 내 삶을 봉헌하고
하느님께 칭찬 받으려고 들어왔지
어느 한 사람, 어느 한 수사님에게
내 삶을 봉헌하고 칭찬받으려고 한 게 아닌데,
사람에게 인정받으려는 유혹에 빠진 내 모습을 보고 실망했다.
올 한해는 삼갈 신, 홀로 독, 신독을 맘에 새기며
누가 보지 않더라도
열심히 청소를 해야겠다고 단단히 결심한다.
근데, 어차피 수도원에 CCTV로
다 드러날 거라 생각하니
뭐, 대단한 결심도 아니지 싶다...! ........***
출처 :
주크박스의 제2부! 수도원 일기였습니다.
매주 토요일과 주일 저녁 8시~10시! 라디오 FM 105.3MHz[마쪼니네 추억의 음악 다방]
마조리노 신부의 주크박스 제1부로도 뵙겠습니다.
토요일과 주일 저녁 8시 아래 라디오를 클릭 시 방송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안성철 신부 성바오로수도회 가톨릭사회경제연합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