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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의 건강 진단
네팔의 유서 깊은 사원에서 일어난 일이다. 사원의 재정이 나빠져 승려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루하루 먹고살 것도 걱정인데, 건물 여기저기 무너져 내리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승려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탁발과 기부에 의존하는 것뿐이었다. 배고픔과 추위와 질병만으로도 힘겨운데, 기도 시간까지 부족하자 승려들 사이에서 불평불만이 계속해서 늘어 갔다. 하루의 대부분을 탁발에 매달려야 했으므로 감정은 점점 더 격해졌다. 마침내 단체적으로 항의가 일어나자, 나이 많은 스승이 말했다.
“내게 아주 좋은 방법이 하나 있다네. 그대로 하면 자네들은 원하는 만큼 기도도 하고 배불리 먹고 사원 여기저기 보수도 할 수 있을 것이네.”
승려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그의 주변에 모여들자, 스승은 계속해서 말했다.
“모두 마을에 내려가서 한 사람이 하나씩 가장 귀한 것을 훔쳐 오게. 사원에 큰 도움이 될 걸세. 귀한 물건이니 큰돈이 될 테지.”
스승의 말이 끝나자 승려들은 혼란스러워하며 수군거렸다. 어떻게 저런 말도 안 되는 방법을 해결책이라고 내놓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스승에 대한 신뢰가 워낙 컸으므로 감히 묻지도 못했다.
스승이 다시 말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조건이 있다네. 도둑질하는 순간 아무도 자네들을 못 보았다는 확신이 들어야만 하네. 우리 사원과 승려들의 명예에 먹칠을 해선 안 되니까.”
말을 마치고 스승이 방을 나가자 승려들은 어떻게 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마을의 값진 물건을 훔쳐 올지 머리를 짜내기 시작했다. 그런가 하면 한편에서는 황당하다는 얼굴로 삼삼오오 논쟁도 일고 있었다. 도둑질은 잘못된 것이라고!
스승의 제안이 터무니없다고 생각들을 하면서도 잠시 후 모든 승려들은 각자 나름의 계획들을 품고 마을로 내려갔다. 무엇보다 가장 큰 걱정은 사원의 명예를 더럽히지 않고 도둑질에 성공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승려 한 명이 사원에 남아 그대로 앉아 있었다. 스승이 조용해진 사원을 거닐다가 그를 발견하고 다가가 물어보았다.
“무엇을 하고 있느냐?”
그가 또렷하게 대답했다.
“스승님이 말씀하신 조건, 그러니까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훔친다는 것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그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어디를 가든, 어디에 머무르든지 그분은 언제나 저를 바라보고 계시기에 제가 도둑질하는 모습도 지켜보시고 계실 테니까요.”
스승은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단 한 사람만 깨달음을 얻었군. 모두의 양심이 얼마나 건강한지 알아보고자 한 것인데 자네만 양심 시험에 통과했군!”
생각 넓히기
양심에 반하는 유혹은 일상에서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뇌물, 청탁, 부당 거래 등등. 삶을 악하게 하는 일이 참 많습니다. 상사나 친구가 부당한 요구를 강요할 때 양심에 따라 그것을 거절할 줄 알아야 합니다. 허락하거나 거절하거나 그것은 우리가 감당해야 할 책임입니다. 책임 의식을 가지고, 정직과 성실함을 잃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자신에게 던져지는 요구들을 되돌아봅시다. 자기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므로 양심의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서 엄격한 자기 관리가 필요합니다.
옳은 일과 잘못된 일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자신에게 주어지는 요구들 가운데 상식 밖의 요청에는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요? 양심의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서 엄격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출처] 양심의 건강 진단|작성자 레벤북스
2021.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