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뭐든지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해 본 적 있어요?" - [신과 인간]을 함께 보다
"야생화는 햇살을 따라 움직이지 않아요.
주님께서 그 땅을 풍요롭게 해주시지요"
- [신과 인간] 중
''드디어 이 영화를 만나게 되는구나''
설레이는 마음으로 겨울 바람에 저마다의 볼에 바알간 불을 켜고서
삼청동 어딘가에 우리는 모였지요.
동네가 고즈넉하니 이런 영화를 보기에는 딱이었답니다.
오늘은 성소자 형제들 뿐 아니라 유기서원 수사님들, 종신서원 수사님들과도 함께 했어요.
저희가 갔던 극장은 독립영화 전용관이라서 일반 대형 영화관처럼 북적이지도 않고,
자리도 넉넉했고 - 다들 너무 편해서 쭈욱 눕다시피 *^^* -
무엇보다 깊이 있게 영화에 머물 수 있는 섬세한 배려가 참 좋았지요.
<신과 인간>은 이슬람이 지배하는 알제리 산골의 한 수도원을 배경으로
생과 사의 갈림길에 직면한 여덟명의 프랑스 수도자들의 이야기예요.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 그랑프리 수상작이기도 해서
몇 몇 수사님은 고개를 떨구기도 했답니다.^^
영화를 본 후에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요
깊이 있는 영화를 보고 나서, 바로 깊은 맛의 설렁탕을 먹어버려서 그랬나요.
나눔 보다는 맛난 먹거리에 정신이 혼미해져서...
찻집에서 미처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좀 더 나눌까해요.
의료 소임을 맡고 계신 할아버지 수사 뤽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
사랑이 무엇이냐고 묻는 한 소녀에게 할아버지 수사님이 대답하기를
사랑이란 살아있는 무언가가, 마음속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그것은 억누를 수 없고,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매력적인 것이라고...아주 아름답다고. 그냥 생겨난다고.
그냥 평범하게 흐르다가 갑자기 행복이, 열망이 솟아오른다고.
그러나 처음에는 혼란스럽다고.
대사가 정확하게 떠오르지는 않지만 대략 그런 내용이었던 거 같아요.
영화 후반 부에 혼돈 속에서 수사님들에게 선택의 기준이
되어준 것은 그 사랑이었다고 생각해요.
그 길 위의 여정을 시작하게 한 것도 바로 그 사랑이었고요...
결국 우리가 걸어가야 할 곳은
혼돈이 없는 평화로운 곳이 아니고,
혼란과 두려움, 아픔과 눈물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나를 이끄는 곳으로 가야하는 건 아닐까요~
노트에 옮겨 적고 싶은 대사들이 참 많았어요.
나중에 다시 한 번 꼭 봐야징~
꼭 한 길로만 가자고 강요하지 않고
저마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들은
너그러이 걸음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도 했답니다.
안녕~ 수사님들...
근데요... 당신들처럼 아름다운 미소를 짓는 수사님들이
저에게도 있답니다. *^^*
정말 이 날은 너무 행복했어요. 언젠가 또 이런 만남이 있다면!! 미카엘은 그곳으로 날아가겠습니다!
오늘 먼길을 와준 득태형제, 오랜동안 길러온 머리를 단장하고 상큼한 모습을 보여준 상형 형제 오늘 즐거웠어요...앞으로도 종종 이렇게 만나요 우리...안녕
어제 보낸 시간들...참 좋았죠~신과 인간 영화도 너무 좋았어요. 성소자 형제들과 함께해서 더 좋은 시간들이었던 것 같아요.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신 나무 수사님~감사드립니다~함께한 모든 형제들도요~매일 조금씩 일궈나가는 삶 안에서 함께 길을 걷는 형제들이 있다는 것이 힘이 됩니다~
성소자 형제님들 덕분에 좋은 영화도 보고 맛난 밥도 먹구 좋은 커피와 함께 정겨운 나눔도 가지구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이런 좋은 만남이 오늘도 모든 이들에게 허락되기를 바라며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형제들과 함께한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신과 인간, 언젠가 보고 말거야!"
바쁜 와중에서도 특히 먼길 달려온 득태 형제님 그리고 수험생이 된 상형 형제님 소중한 시간 내어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또한 영화는 같이 보지 못했지만 일본에서 오시자 마자 함께해 주신 이냐시오 수사님... 부족하지만 나눔으로써 풍부해짐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