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뭐든지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수도원 이야기
한 수도원에 얽힌 일화이다.
옛날 이 수도원에는 수사들이 많이 살았지만
점점 수가 줄어 지금은 몇몇 수사만 남게 되었다.
그리고 기도를 통해 자신의 삶과 신앙에 힘을 얻으려
그 수도원을 방문하는 사람 점점 줄어 갔다.
그래서 수사들은 서서히 동요하게 되었고,
매우 무거운 마음으로 하느님을 섬겼다.
어느 날 수도원장은 결단을 내리려고
수도원 근처 숲에 머물던 은수자를 찾아갔다.
은수자는 움막에서 수도원장을 친절하게 맞이하며
앉으라고 자리를 권하였다.
수도원장도 은수자를 친절하게 대했지만,
움막에서 그리 오래 머물지 않았다.
수도원장은 은수자에게 요즘 겪고 있는
자신의 고통과 심적 부담을 모두 털어 놓았다.
그러자 은수자는 "당신은 정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군요.
하지만 그것은 무지의 어려움입니다." 하고 말했다.
이에 수도원장은 깜짝 놀랐다.
은수자는 말을 계속 이었다.
"당신은 아직도 모르고 있습니다.
바로 당신들 한 가운데에 메시아가 계십니다.
그분은 당신의 모습을 숨기고 여러분 가운데 계십니다."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은수자는 수도원장에게 "이제 돌아가십시오." 하고 말했다.
수도원장은 서둘러 수도원으로 돌아가 형제들에게
은수자와 나눈 이야기를 전했다.
수사들은 서로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가운데 메시아가 있다니, 그가 누구인가?
가브리엘 형제인가, 요셉 형제인가?"
그들이 누구를 살펴보든, 모두 결점을 지니고 있었다.
한 형제는 이미 알코올에 중독되어 있었고, 또 한 형제는 게을렀다.
수사들은
'그렇다면 이러한 결점들은
메시아가 자신을 숨기기 위한 것이었단 말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갑자기 새로운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게 되었다.
서로에 대한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서로 존경하고, 배려하며,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대했다.
수사들이 이렇게 서로를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간다는 소문이 퍼지자, 사람들이
다시 수도원에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수도원에서 새 힘을 얻고 돌아갔다.
또한 그 수도원에 입회하려는 젊은이들도 모여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