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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티노는 회심하기 전까지 밖에서 살았는데, 하느님이 그를 내면으로 끌어들였습니다." 『감탄과 가난』 중에서
"모든 회개는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아우구스티노는 회심하기 전까지 밖에서 살았는데, 하느님이 그를 내면으로 끌어들였습니다."
『감탄과 가난』 중에서
군대에 있을 때 일입니다. 부대 훈련 중에 "기습 훈련"이라고 하여 머리에 고무보트를 이고 바다로 들어갑니다. 그 보트를 타고 노를 저어 목적지를 돌고 오는 훈련입니다. 부대 팀원들과 한 팀을 이루어 보트를 머리에 이고 바다로 빠르게 들어가 노를 저었습니다. 노를 젓는데 앞으로 가지 않고 계속 옆으로 뱅글뱅글 도는 것이었습니다. 1등을 하면 훈련이 빨리 끝나기에 후임들에게 닦달하면서 빨리 노를 저으라고 재촉하였습니다. 재촉하면 할수록 배는 더 빠르게 한쪽으로만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팀원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힘의 균형이 맞지 않아 힘이 센 사람들이 있는 쪽으로만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도 다음 시합에서는 균형을 잘 맞추고 키잡이도 방향을 잘 잡아 두 번째 만에 1등을 하여 훈련을 금방 마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미사 때에 감사 기도 3양식에서 "지상의 나그네인 교회를 돌보시어..."라고 기도하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지상에서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니라 지상에 잠시 있는 나그네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나그네로서 세상 속에 살면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과 연결된 GPS가 가끔은 작동이 잘 안 되어내가 바라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여기에 사공이 많다면 하느님의 GPS를 잡기는 더욱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우리는 삶의 여정을 보내면서 보이는 것들에 마음을 많이 두게 됩니다. 하느님 밖에 있는 것들에 마음을 두고 현재의 상태에 만족하면서 그것이 나에게 구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세상의 것에 마음을 많이 두다 보면 하느님의 GPS 신호는 점점 약해져서 삶의 길을 잃게 될 것입니다.
회개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목적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로 가는 길이지요. 하지만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지 잘 모를 때가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잘 가고 있는지 아닌지 모를 때도 있습니다.
이런 순간이 왔을 때 저는 루카 복음 15장의 되찾은 아들의 비유를 읽고 성찰해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돌아온 탕자의 대한 비유입니다. 예수님께서 알려주시는 비유 안에서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리고 내가 다시 돌아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 마주치게 됩니다.
여러분도 혹시나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 복음을 읽고 예수님께서 알려주시는 곳으로 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돌아온 그곳에서 좋으신 주님을 뵐 수 있을 것입니다. 😊
"그리하여 그는 일어나 아버지에게로 갔다. 그가 아직도 멀리 떨어져 있을 때에 아버지가 그를 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달려가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루카 15,20)
2021.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