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학원에 가는데 콜로세오 거리에서 변장하고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는 해적을 만났습니다. 돈을 달라고 할까 봐 바쁘다면서 팔짱을 낀 해적의 손을 뿌리치고 관광지를 벗어났습니다. 그리고 마주칠까 봐 멀리서 해적이 보이면 길을 돌아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해적과 관광객이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해적은 돈을 요구하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는 예수님을 행인이겠거니 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고 하룻밤을 같이 묵고 빵을 나누는 순간에 이르러서는 부활하신 예수님인 줄 알아보았습니다. 어쩌면 콜로세오의 해적은 저의 첫인상과 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거리에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기도와 공동체 생활 안에서 예수님의 참모습을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