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뭐든지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균형과 청빈
오늘은 지금 까지 이야기한 것과는 좀 다른, 알베리오네 신부님이 중요하다고 여기
셨던 '역사와 균형' 에 대해 설명하려고 한다.
역사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여 바로 성서의 정신을 따르는 것이요,
교회의 목적을 생각하고 우리 모두가 구원의 역사 속에 삽입되어 있다는 점에서
역사를 말하려는 것이다.
사도 바오로가 먼 곳을 내다보시며 본인의 사도직을 생각하신 것처럼 , 창립자께서
도 역사를 통해 앞날을 예견하시고, 넓은 곳을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지셨다.
조그만한 일에서부터 시작하고 자기가 못하면 다른 사람이 계속하리라는 믿음안에
'가서 씨만 뿌려라. 그러면 누군가가 또 계속하여 그 일을 성취시켜 주리라' 는 희망
을 가지고 계속 일하셨다.
또한 요한 23께서도 교회가 어떠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지 잘 알고 계시며 역사가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를 말씀하셨다.
'우리는 가끔 우리의 귀에 들리는 여러 가지 파괴나 불화나, 여러 가지 불안한 이야
기들을 많이 듣고 있지만 그런 것을 걱정하는 사람은 역사를 모르는 사람이다.
역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것이 다 아버지가 일하고 계신다는 그 역사의 지속
성을 발견할 것이며 그러한 사람은 언제나 냉정하게 모든 문제를 내다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역사관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일정한 성소를 받고 일정한 사명을
받았다고 하면 역사관에 입각해서 미래를 바라보고 먼 곳을 바라다보는 사람이 되어
야 하며 조그만한 일이나 그때그때 생기는 불안 때문에 좌우되기 보다는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이런 사명을 갖고 냉정하고 안온한 마음으로 걸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역사적 사견을 가지고 미래를 내다보며 살기 위해서는 첫째로 용기를 가져야 한다.
우리의 목표를 내 자신이 달성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계속 달성할 것이
라는 사고방식을 가지며, 무엇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 그 자리에서 고치는 마음이
있어야 성공 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며 아버지께 신뢰할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기쁜 마음으로 바칠 줄도 알아야 한다.
급변하는 세계속에 오늘의 급변하는 세계와 함께 살고 급변하는 세계속에 우리를
잠그며, 그리스도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는 그리스도이고 시작이요 마침
이요, 알파요, 오메가라 하신 그리스도의 불변성을 발견하게 해 주는 성서안에 우리
를 잠그고 역사적인 먼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야기를 옮겨서 사명을 가지고 가는데 다른 중요한 한가지는 '균형' 과 '청빈'이다.
각 개인은 먼저 개인대로 스스로의 균형을 잡아야 하며 균형을 잃게 되면 제대로
나아갈 수 없다.
균형은 네 바퀴로 되어있는 수레에 비유할 수 있는데, 수레를 움직이는 네 바퀴는
신심(기도), 공부(문화적으로 공부), 사도직(활동), 그리고 청빈이다.
첫째로 신심은 곧 기도를 의미한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콘센트에 전기를 잇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의 여정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다.
둘째는 공부이다. 문화적으로 교양을 쌓고 매스미디어를 통해서 대중을 상대한다면
대중이 어떠한 문화 수준에 있는지, 어떠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지, 그것을 연구해
서 알아야만 우리의 활동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활동이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기도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성덕을 갖추더
라도 어느 방구석에 들어앉아서 책상 앞에만 앉아 있고 활동을 싫어 한다면 우리의
활동은 절름발이 같을 것이다.
네 번째는 바로 청빈이다. 청빈의 계시된 내용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정신적인
자유, 어떤 물질이나 현세적인 것의 노예가 되지 아니하고 정신적인 완전한 자유를
누리는 것이고, 둘째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 자기 자신까지 온전히 내어주는 것이
다. 여기서 알베리오네 신부님이 뜻하는 청빈은 또 다른 깊은 뜻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프란치스코의 '거지'에 개념의 청빈이 아닌, 현시대에 맞게
다른 사람과 같이 우리 손으로 일하고 우리가 쫒아다니면서 봉사함으로써 우리 자신
과 형제들을 위해서 쓸 수 있는 자본을 마련하는 그런 청빈의 정신인 것이다.
즉, 우리의 모든 물질적 힘과 정신적 힘과 우리 전부를 모두 인류를 위해 바칠 수 있
고, 남을 위해서 바칠 수 있는 이것이 바로 우리의 청빈 정신이요, 성바오로수도회의
청빈 정신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이리하여 위에서 얘기한 4개의 바퀴를 조화된 전체성을 항상 염두하고 실천에 옮기
도록 노력하여 어느 하나에만 치중하지 말고 전체를 보고 전부를 한꺼번에 내다 볼
수 있고 실천할 수 있는 그런 습성을 길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