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인은 성바오로의 표양대로
예수 그리스도안에서 살아갑니다.
(창립자 G.알베리오네)
(창립자 G.알베리오네)
오늘 전화통화를 무려 30분이 넘도록 하게 되었다.
나는 보통 전화통화를 짧게 하는 편이다.
전화기를 오래 붙들고 이야기를 하면
팔도 아프고 또 본론만 말하는 편이라서
통화는 늘 짧게 끝나는데
가끔은 아주 가끔은 오늘처럼 긴 통화를 하게 된다.
잘 아는 사람, 반가운 사람에게서 전화가 와서 그런 것이 아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도 통화를 오래하게 된다.
바로 대출 권유나 보험 권유를 하는 전화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대출이나 보험을 권유하는 전화가 와도
관심없다, 바쁘다 하며 전화를 끊어버리는데
나는 그게 참 안된다.
좀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내가 전화를 끊을 수 없도록
계속 속사포처럼 말씀하시는 그분들은
관심없다, 바쁘다라고 이야기 할 시간도 주지 않으신다.
그렇다고 갑자기 툭하고 끊어버리는 건 예의가 아니다 싶어
일단은 그분들이 잠깐 숨을 쉬는 시간까지는 기다린다.
드디어 나에게 말할 기회가 주어지면
나는 대출도 보험도 받거나 가입할 수 없는 신분의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면 상대방이 의아해하며 도대체 어떤 신분이기에
대출이나 보험이 해당되지 않느냐며 물어보신다.
이제부터 대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나는 가톨릭의 사제이고
더군다나 수도원의 신부이기 때문에 사유재산도 없을뿐더러
그런 상품은 개인적으로 가입할 수 없고
수도원에서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해 준다.
그러면 그쪽에서는 이런 상담 전화 경력이 꽤 되는데,
신부님과 통화해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이것저것 물어보신다.
수도원은 어떤 곳이냐,
왜 수도자들은 결혼도 안하고 사유재산도 없는지 등등 신기해한다.
이렇게 시작된 교리문답 수준의 수도원 설명을 하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고, 이게 보험 권유 전화인지
예비신자에게 통신 교리를 하는 것인지 헷갈리게 된다.
어쨌든 이렇게 저렇게 설명을 해 드리면
그분도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며
고맙다는 말을 끝으로 통화는 끝나게 된다.
예수님은 가끔 이런 분들에게
이런 식으로 가톨릭을 알려주시려나 보다.
그분도 나중에 세례 받으셨으면 좋겠다........***
출처 :
주크박스의 제2부! 수도원 일기였습니다.
매주 토요일과 주일 저녁 8시~10시! 라디오 FM 105.3MHz[마쪼니네 추억의 음악 다방]
마조리노 신부의 주크박스 제1부로도 뵙겠습니다.
토요일과 주일 저녁 8시 아래 라디오를 클릭 시 방송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안성철 신부 성바오로수도회 가톨릭사회경제연합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