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인은 성바오로의 표양대로
예수 그리스도안에서 살아갑니다.
(창립자 G.알베리오네)
(창립자 G.알베리오네)
옷은 참 묘하다. 어떤 옷을 입었는지에 따라
옷을 입은 사람의 상태나 기호, 신분, 직업, 품격 등이 드러난다.
잠잘 때는 잠옷, 운동할 때는 운동복,
젊어보이는 옷, 나이들어 보이는 옷,
더울 때 입는 옷, 추울 때 입는 옷,
직업에 따른 제복 등.. 옷은 많은 것을 규정짓는다.
수도원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삶의 과정도
어찌 보면 옷의 변천 과정인 것 같다.
지원기, 청원기 때 입는 옷, 수련기 때 입는 옷,
유기서원기 때 입는 옷, 서품후에 입는 옷.. 옷이 점점 변해간다.
지원기, 청원기 때에는 검은 바지에 하얀 정장셔츠를 입고(와이셔츠(X))
수련기 때에는 목에 로만칼라가 없는 검은 수단을 입고
유기서원기 때에는 정식 수단을 입고
서품을 받게 되면 로만칼라가 있는 사제복과 제의를 입게 된다.
지원기, 청원기 때에는
언제 시간이 흘러 수련복을 입어보나 하고
수련자들을 부러워하고
수련기가 되어 검은 수련복을 입으면
언제 시간이 흘러 정식 수단을 입어보나 하며
유기 서원자들을 부러워하고
유기 서원기 때에는 언제 서품을 받아 제의를 입어보나 하며
신부님들을 부러워한다.
어찌보면 옷에 대한 욕심으로 살아온 것 같다.
첫서원을 할 때 새 수단을 입지 못하고
선배에게 물려받은 헌 수단을 입을 수 밖에 없어
입이 석 자나 튀어나와 삐진 채로
몇 달을 살았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
지금은 입을 수 있는 제복은 다 입어보아서
옷에 대한 욕심이 없을 것 같았는데..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지...
감히 주교님이 입는 옷을 입으면 어때 보일까 하는...
혼이 날 생각도 해본 적은 있었다.
그런데 마침 그럴 기회가 왔다.
영국 수도원에서 일을 할 때였다.
한국에는 없었는데 영국에서는 주교님들의 모자와 지팡이를
유리 진열장에 넣어 전시하고 판매를 하고 있었다.
나는 직원을 살살 꼬드껴 열쇠를 얻어낸 후
잽싸게 주교님의 모자를 써보고 지팡이를 들어보았다. 느낌이 묘했다.
직원이 주교님 복장을 한 나의 사진을 보여주더니
제법 어울린다고 하면서 낄낄낄 웃었다.
결국 원장 수사님께 들켜 혼이 나고
다시 유리 진열장에 고이 모셔두는데...
머릿 속에 이런 말이 떠올랐다.
“왕관을 쓰려는 자여, 그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
출처 :
주크박스의 제2부! 수도원 일기였습니다.
매주 토요일과 주일 저녁 8시~10시! 라디오 FM 105.3MHz[마쪼니네 추억의 음악 다방]
마조리노 신부의 주크박스 제1부로도 뵙겠습니다.
토요일과 주일 저녁 8시 아래 라디오를 클릭 시 방송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안성철 신부 성바오로수도회 가톨릭사회경제연합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