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인은 성바오로의 표양대로
예수 그리스도안에서 살아갑니다.
(창립자 G.알베리오네)
(창립자 G.알베리오네)
교통사고로 아찔한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우리는 공소회장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공소로 향했다.
공소회장님께서는 부족한 일손에
건장한 수사님들이 일을 도와주러 왔다고,
너무 기뻐하시면서,
정말 고맙다고 반겨주셨다.
또 오는 길에 교통사고까지 당했으니
얼마나 놀라셨냐며 일단 보신부터 하고 (몸보신의 신‘몸신’=몸신몸)
내일부터 일을 시작하자고 하시면서 삼계탕을 끓어주셨다.
시골에서 먹는 삼계탕 맛은 정말 끝내주었다.
일도 하기 전에 벌써 맛있고 영양가 있는 삼계탕을 대접받으니
미안하기도 했지만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랬다고
일단 맛있게 뚝딱 먹어치웠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미사를 봉헌하고
공소 회장님을 따라 논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햇살이 따가웠다.
회장님을 따라 논에 도착하는 순간.. 입이 딱 벌어졌다..
논이 축구 운동장 보다 더 넓었다.
헐.. 꽤 넓군.. 하며 두려워하는데
공소회장님이 어떤 작업을 해야하는지 설명해주셨다.
농사를 유기농법으로 지으니 약을 치지 않아서
‘피’라는 잡초가 많다며 피를 뽑아내야 한다고 하셨다.
‘피’라고? 처음 들어보는 잡초 이름이다.
사람 피같이 붉게 생겼나?하고 궁금해 하는데
공소회장님이 눈치를 채시고 피가 어떤 것인지 설명해주셨다.
그런데 뽑아서 보여주신 피는 잘 자라고 있는 벼와 너무 똑같았다.
우리는 공소회장님이 벼를 뽑으신 줄 알았다.
그런데 베테랑이신 공소회장님이 실수하신 것 같지는 않고..
정말 열심히 들여다보았다.
회장님께선 벼와는 비슷하긴 하지만
자세히 보면 다르다고 하셨다.
나중에 다 자라고 나면 벼와 피가 쉽게 구분이 되지만
지금은 잘 구분이 안 된다는 피.
자세히 들여다 보니 정말 벼와는 작은 차이로 달랐다.
뿌릿대가 벼보다는 약간 넓었고 흰색을 띠어서 벼와는 달랐다.
하지만 초짜들은 얼핏 봐서는 모르고
허리를 완전히 숙이고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겨우, 벼와 구별할 수 있었다. 난감했다.
그래도, 난 할 수 있다!를 외치며 작업을 시작했다.
피와 벼를 잘 구별하기 위해 허리를 잔뜩 굽힌 채 피를 뽑아내는데..
한 시간쯤 작업을 한 것 같아서 허리를 펴고 시계를 보니...
이럴수가~!! 15분 밖에 지나지 않았다..
시계가 고장났나? 아닌데? 아이고.. 정말 시간이 안 가네..
농사 일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어찌되었던 피를 다 뽑지 않고서는 풀려날 수 없으니
있는 힘을 다해 피를 뽑아내기 시작했다..
드디어 새참시간.. 새참을 들고 오시는 회장님의 부인이
마치 구세주와도 같았다..
얼른 뽑아낸 피를 논에서 가지고 나와 맛있는 새참을 먹으려는 순간,
회장님이 화들짝 놀라시며 피를 뽑으랬더니
죄다 벼를 뽑았네 하셨다.
아이고.. 이런... 우리가 벼와 피를 구별 못해 결국 사고를 쳤구나~!!
예수님께서 왜 밀과 가라지의 비유에서 가라지를
다 자랄 때까지 내버려두어라 말씀하셨는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밀과 가라지를 구분하지도 못하는 초짜들이
가라지를 뽑는답시고 밀까지 뽑아버릴까봐 그러셨나보다..
출처 :
주크박스의 제2부! 수도원 일기였습니다.
매주 토요일과 주일 저녁 8시~10시! 라디오 FM 105.3MHz[마쪼니네 추억의 음악 다방]
마조리노 신부의 주크박스 제1부로도 뵙겠습니다.
토요일과 주일 저녁 8시 아래 라디오를 클릭 시 방송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안성철 신부 성바오로수도회 가톨릭사회경제연합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