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미디어]
악기, 수도원 일기 10편
10편 악기
수도원에서는 1인 1악기 연주를 권장한다.취미생활로도 좋고,정서적인 안정과 정신 수양에도 도움이 되고.., 악기 하나쯤은 연주할 줄 아는,‘교양’도 필요하기 때문이다.나는 어떤 악기를 연주하면 좋을까?고민끝에 선택한 건 ‘기타’였다.학창시절엔, 학교 수업 시간에 배워,하모니카와 피리를 연주할 줄은 알지만,썩 잘하는 편은 아니었는데..앞으로 어떤 악기를 새롭게 배워볼까 고민하다가‘걸어다니는 오케스트라’고 할 만큼 효과적인 악기가기타라고 생각해서 선택했다.어디를 가든 기타 하나 둘러메고 다니면여럿이 노래를 부를 수 있으니 참 좋은 악기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런데.. 학원 다닐 상황은 아니라서혼자, 독학을 해야 했는데.. 이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책을 보고 아무리 연습해도, 소리도 제대로 안 나고매일같이 연습을 해도 제자리걸음만 하는 것 같아서,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그래도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독학해,마침내 노래 한 곡을 연주할 수 있는 날이 왔다!눈물이 글썽거릴 정도로 감격이었다....!그렇게 1년 만에 손이 부르트도록 노력한 결과성가반주도 할 수 있게 되고, 가요도 연주하게 되니,공동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다.다른 수사님들도 각자 악기 하나씩 선택해서 배우는데어떤 수사님은 대금을, 어떤 수사님은 해금을,어떤 수사님은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다.각자의 능력에 따라 배우는 기간은 천차만별..어떤 수사님은 몇 달 만에, 어떤 수사님은 3년이 걸려도,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특히 해금을 연주하는 수사님은연습 때마다 귀신 울음소리를 내는 바람에 눈총도 많이 받았다.아무리 숨어서 방해 안 되게 연습한다 해도귀신 울음소리는 수도원 벽을 타고 흘러만 갔다.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한 곡을 완주할 수 있다고 했다.‘목마른 사슴’이라는 성가를 마스터 했다는 거다.그래서 영성체 후 묵상 곡으로 들려달라고 부탁했는데...혹시나가 역시나였다!사슴이 목마르다 못해 거의 죽어가는 형국이었다.어찌나 음악이 쳐지고 처절한지불쌍한 사슴 생각에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모른채영성체 후 묵상을 해야 했다.그래도 미사를 마친 후, 너무나 감동적이었다고,, 칭찬해주었다.그러자 수사님은, 그러냐며, 의기양양~ 신이 나서,다음에 또 다른 곡을 준비해서 들려준단다.아.. 그냥 솔직히 평가할 걸 그랬나?
출처 :
cpbc마조리노 신부의 주크박스
주크박스의 제2부! 수도원 일기였습니다.
매주 토요일과 주일 저녁 8시~10시! 라디오 FM 105.3MHz[마쪼니네 추억의 음악 다방]
마조리노 신부의 주크박스 제1부로도 뵙겠습니다.
토요일과 주일 저녁 8시 아래 라디오를 클릭 시 방송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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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철 신부 성바오로수도회 가톨릭사회경제연합 이사장
2020.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