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복음 3장 31절-35절
-ANBA의 자작 소설 v^^v-
아주 캄캄한 교도소의 독방이었습니다.
제가 실아온 삶과 죄를 생각한다면 이것도 과분한 대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밤인지 낮인지, 시간이 흘러가는 것조차 느끼지 못하는 완벽한 어둠.
그렇게 알지 못할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느날 제 귀에 뭔가 긁어대는 듯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사각, 사각... 한참 소리가 나다가 한동안 조용하다 싶으면 또 그 소리가 들
리곤 했었지요.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제가 있는 암흑의 방에 한가닥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조그마한 쥐 한마리가 벽을 뚫고 들어오면서 작은 구멍을 내주었습니다.
그 구멍에서는 하얗고 가는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지요.
너무나 오래간만에 만나는 햇빛이어서 눈물이 흐르더군요.
그렇게 한참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했지요.
'나에게도 이런 기쁨과 희망이 있구나.'
그 뒤 저의 독방 생활은 작은 빛과 함께 시작해서 희미해져가는 빛과 함께 마
무리합니다.
예전의 칠흑같은 어둠에서의 무의미함과 절망감은 이제 저에게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간수님도 그런 저의 변화에 놀라면서도 흐믓한 표정입니다.
저는 무기형을 선고 받은 죄인입니다. 저의 죄를 생각한다면 평생을 이렇게
갇혀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저를 찾아온 작은 한줄기의 빛은 그런 저의 수감 생활에서 기쁨을 주
고 또 반성하고 뉘우치는 시간을 갖게하였습니다.
어제는 신부님한테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 때의 그 작은 빛은 하느님께서 제게 주신 위로와 반성의 은총이라고 하시
더군요.
하느님께서 제게 주신 위로의 빛.
비록 죄인이지만 하느님 앞에 서게 되는 날 영생을 얻지 못하더라도 그 때의
그 빛으로 인한 기쁨과 평화로움은 잊을 수 없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것 같
습니다.
..
...
겨자씨는 아주 작은 씨앗이지요.
하지만 열매를 맺으면 그 어떤 열매보다 많은 열매를 맺습니다.
위의 죄수에게 다가갔던 빛도 그냥 무시하고 넘겨버릴 수 있는 지극히 평범
한 빛일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그에게 그 작은 빛은 평화로움과 하느님을 알게하는 커다란 열매를 맺
게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이렇게 작지만 큰 은혜를 가져다 주십니다.
겨지씨와 누룩이 하늘나라와 같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오늘은 이렇게 생
각해 보았습니다.
지금도 우리들 안에 조그마하게 심어지는 하느님의 씨앗이 앞으로 100배, 60
배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우리 마음의 밭을 잘 가꾸어나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