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복음 3장 13절 19절
눈이 많이 내린 요즘엔 좀 뜸하지만 여름이나 날씨 좋을 때 수도원에서는 자
주 산에 오릅니다.
맑은 공기와 초록색의 시야들이 몸을 한결 가볍고 깨끗하게 만들어주는것 같
습니다.
그리고 정상에 올랐을 때의 그 기쁨과 성취감도 무시할 수 없는 느낌입니다.
저 혼자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산 정상에 오르면 너무나 조용하고 차분
한 느낌을 받습니다.
세상에 혼자만 있는것 같고...
그런 고요함과 차분함 속에서 하느님 찾기는 참 쉬운것 같습니다.
우리가 피정을 하면서 침묵 속에 있을 때 하느님과 만나기 쉬운것처럼 말이
죠.
하늘과 조금은 가까워져서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느님을 만난 충만감 때문에 아주 기쁜 마음으로 산에서 내려오곤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산에 오르십니다.
예수님은 산에 오르시는걸 참 좋아하셨던것 같습니다.
성서를 보면 예수님께서 산에 오르시는 장면이 많이 있습니다.
산상설교 때나, 갯세마니 동산 등등...
예수님께서도 하느님을 만나는 좋은 장소로 산을 택하셨던것 같습니다.
산에 오르시면서 제가 느꼈던 그런 느낌을 받으셨겠지요.
그래서 중요한 설교나 일이 있을때는 꼭 산을 찾으셨습니다.
오늘도 사도를 뽑는 중요한 자리였기에 예수님께서는 산을 오르셨습니다.
세상이 다 내려다보이는 그곳에서 사도들을 뽑고 사도들이 해야할 일들을 말
없이 알려주셨겠지요.
사도들도 그렇게 바라보는 세상이 단지 자신들이 살아왔던 그런 평범한 곳이
아니라 예수님을 전해야하는 고통의 현장임을 알아차렸을 것입니다.
산이라는 존재는 하느님의 사업에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것이죠.
예수님께서 돌아가실 때도 그 앞에는 작은 산이 있었습니다.
죽음이 절망적인 죽음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시작임을, 구원된 인류의 새로
운 도약임을 상징하는 모습으로.
날씨가 다시 좋아지면 또 산에 오를것입니다.
또 정상에 오를 것이고 하느님을 느끼려고 노력하겠지요.
산은 말없이 그렇게 서 있지만 우리들에게 커다란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 으미가 사람마다 다르고 보잘것 없다고 해도 그 모든 것은 하느님께로 향
하여진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산에 한번 올라보세요.
아주 작은 기쁨 아주 작은 바램도 하느님과 연관지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