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복음 1장 57절-66절
요한의 할례식 모습을 머리 속에 한번 그려보았습니다.
아기를 안은 엘리사벳 주위에 여러 친척들이 모여 기뻐하고 있고, 즈가리야
도 주님의 뜻이 그대로 이루어진것을 알고 잠시 의심을 품었던 자신을 반성하
고 역시 사람들의 축하를 받고 있습니다.
즈가리야의 집을 방문한 사람들은 즈가리야가 하느님의 신비로 말을 못하게
된것과 엘리사벳도 역시 하느님의 은총으로 아기를 갖게 되었다는 것을 전혀
의심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현존을 절대적으로 믿고 있고, 즈가리야와 엘리사벳에게 내려진 하
느님의 신비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신앙을가진 사람들에게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요.
그런데 오늘날 즈가리야와 엘리사벳같은 사람이 있다면 사람들은 아마도 믿으
려하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신앙을 가지고 하느님을 믿고 있다는 사람들도 '하느님의 신비'를 이야기할
때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는 드물죠.
그만큼 세상이 하느님과 멀리 떨어져 있다는 뜻이겠지요.
세상은 온갖 기술의 발전과 편리함을 도모하고 있지만 꼭 남겨두어야 할것은
남기지 않고 없애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작은 전화기 하나로 멀리 떨어져 있는 집의 보일러를 킬 수 있게 세상은 변했
지만 그 전화기를 들고 있는 사람의 마음에서는 따스함이 사라져가고 있습니
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가면서 산타클로스의 존재도 잊어가고 하느님의 사랑과도
멀어지는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비록 가난했지만 하느님,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순수한 마음으로 믿
었다고 합니다.
많은 분들도 자신이 점점 매말라가고 삭막해진다는 것에 동의하시는것 같습니
다.
...
하느님도, 산타클로스도, 또 다른 꿈들도...
모두 우리들의 믿음에 따라 존재도하고 사라지기도 하는거라 생각합니다.
즈가리야와 엘리사벳 시대에는 사람들이 마음 속에 하느님꼐서 직접 들어가
계실정도로 사람들의 마음이 여유롭고 넓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의 우리들도 그런 여유와 마음을 가져야하겠지요.
기쁜 대희년 크리스마스입니다.
하느님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을 수 있는 마음을 준비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