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복음 12장 35절 - 39절
준비...
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를 한다고 하면 보통 아주 거창한 것을 생각합니
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런 거창하고, 화려한 것을 원하시지는 않습니다.
작지만 소중하게 생각하는데서 시작하는 것을 원하신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미사 때 '오늘의 말씀'을 수녀님께 빌려드렸었지요.
오늘 아침에 책을 돌려받고 보니까 오늘 미사 부분의 복음환호송 중에 '늘
깨어 기도하라'라는 구절에 밑줄이 그어져 있고 "고맙습니더. 존재의 선물.
늘 '기쁜 표정'"이라는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수녀님의 작은 배려에 감사드리면서 또 생각했지요.
준비한다는 것. 늘 꺠어 기도한다는 것이 밤잠을 설쳐가면서 기도하라는 뜻
이 아니라 나에게 있는 좋은 것을 높여가는 것이라고 말이죠.
제가 주책없이 히죽히죽 거리면서 다니는 모습이 보기 좋으셨나봅니다 ^^
아무튼 그것도 제 안에 있는 좋은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준비한다고 떠들썩하고 눈에 띄게 무언가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늘 해
오던 생활에 충실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신의 좋은 점을 찾는것도 그런 충실함 중에 하나겠지요.
자기 생활에 충실할 때 좋은 점도 발견하고 높여갈 수 있으니까요.
예수님께서도 승천하실 때 제자들에게 '내가 올 때 이런저런 것을 준비하
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잖아요.
단지 복음만을 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들은 복음을 전하는 삶, 여지껏 살아왔던 그런 삶을 충실히 살
아가면 된다는 것이죠.
성인, 성녀들도 자신의 삶에 충실하려는 지향과 의지가 오늘날 후세 사람들
에
게 존경을 받게 한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에 얼마나 충실할까요?
숭강 숭간 일에 대한, 공부에 대한 불평만을 늘어놓고 '어떻게 하면 좀 빠
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을 한번 돌아보는 것도 좋
겠
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가수 김광석씨의 음반을 듣다가 이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공연 1000회를 맞이하는 날이었다고 합니다.
누군가가 기분이 어떠냐고 질문을 하더랍니다.
할말을 생각하다가 언젠가 신문에서 조치훈 9단이 바둑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걸 들었답니다.
'그냥 돌 하나하나 정성껏 놓다보니까 여기까지 왔네요.'라는 말을 인용해
서
'그냥 기타 한줄 한줄 정성껏 치다보느까 1000회가 됐습니다.'
라고 말하더군요.
우리의 삶도 순간 순간을 정성껏 생각하면서 살다보면 나중에 저 멀리가서 뒤
를 돌아볼 때 뿌듯함을 느끼겠지요.
물론 쓸데없이 보낸 날들도 있겠지요.
하지만 충실하려고 노력했다는 모습이 더 아름다울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