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묵상]
수도자는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루가복음 12장 39절 - 48절
수도자로 살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세가지의 서약을 합니다.
정결, 가난, 순명이 그것입니다.
이 복음 삼덕을 가만히 살펴보면 수도자이기 때문에 지켜야 할 것이 많습니
다.
이 말을 달리 풀이하면, 평신도로 살면 죄가 안되는데 수도자가 되면 죄가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수도자의 위치에서 평신도들이 한다고 해서 모조건 따라할 수도 없
고, 따라한다면 고해성사를 봐야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수도자의 삶에서는 유난히 선과 죄의 구분이 명확해집니다.
그래서 죄인줄 알면서도 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적인 유혹과 나약함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뜻을 따르고자 스스로 수도서원을 했다면 눈에 보이는 죄를 멀리해
야하겠지요. 하지만 그것이 지극히 인간적이고 본능적인 것이라면 쉽지가 않
습니다.
오늘 복음말씀 대로라면 수도자나 성직자들이 예수님께 매를 더 많이 맞을것
같습니다.
수련장 신부님께서 수업시간에 말씀하신 것이 있습니다.
성덕에 이르는 길을 요리와 비교한다면 수도자, 성직자는 요리에 필요한 재
료와 도구가 풍부하다고 합니다.
반면에 평신도들은 그렇지 못하구요.
그래서 재료와 도구가 풍부한 수도자, 성직자들이 성덕에 이르지 못할 때
더 큰 벌을 받는 받는다느 것이죠.
무척 모험적인 삶을 사는것 같죠?
하지만 이 생활은 스스로 선택한 것입니다.
자기가 풍부한 요리재료와 도구를 원했고 그것들을 충실히 사용하고자 서약
을 했습니다.
그것들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한 것은 자신의 잘못이고 그에 마땅한 벌도 자신
이 감당해내야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벌을 받지 않으려면 그런 재료와 도구를 잘 이용해서 성덕에 이르러
야할 것이고 재료와 도구를 잘 이용한다는 것은 수도적 삶에 충실해야 한다
는 이야기가 됩니다.
결론적을 보면 자신이 선택한 수도자의 삶에 충실해야하고 자신의 일은 자신
이 책임져야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삶이란 모든 것이 자신에게 달린 것이지요.
제가 학원강사로 있을 때 원장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원장님을 골프를 치러 다니셨었는데 골프를 치다보면 공이 엉뚱한데로 갈 때
도 있고 사라져버리는 경우도 있답니다.
그럴 때 누구도 탓할 수 없다느 것이지요.
골프채를 탓하겠습니까?, 아니면 골프장을 탓하겠습니까?...
모두 자신의 잘못인 것이지요.
골프를 치다가 어디가 부러져도 아무에게 책임을 물을수 없는것입니다.
골프공을 치는 사람은 바로 자신 혼자이니까요.
우리의 삶도 그러하겠죠.
결혼을해서 화목한 가정을 이루어도 가정 안에서의 잘못은 각자 개인에서 비
롯됩니다.
결국 책임도 스스로 져야하겠지요.
자신의 삶에 충실하다면 책임을 져야하는 잘못도 그렇게 많이 저지르지는 않
을거란 생각을 합니다.
가끔 자신의 삶에 충실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잘못에 대해서는 누구에게 떠맡
기는일 없이 스스로가 해결하는 것이 또한 충실한 삶의 모습이겠지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충실한 종은 이런 사람을 두고 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합
니다.
2000.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