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성생활의 날(수도자의 날)
- 주의 봉헌 축일 -
한국 남자 선교·수도회 장상 협의회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1.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2월 2일 주의 봉헌 축일을 "수도자
의 날"로 특별히 제정하시고 모든 교회가 이 날을 수도생활에 대한
이해와 성소 육성의 계기로 삼도록 권고 하셨습니다.
2. 교회 안에서 수도회가 생기게 된 역사를 살펴보면, 수도회 창설
은 교회 안에서 자유로이 활동하시는 성령의 의해 성령의 특별한
은사(Chrisma)임을 알게 됩니다.
교회에는 초기부터 복음적 권고를 받아드려 더 자유롭게 그리스도
를 따르고 더 가까이 그리스도를 본받기 위해 각기 적합한 방법으
로 하느님께 봉헌된 생활을 해 온 남녀들이 있었습니다. 그들 중
많은 이는 성령의 감도하심에 따라 은수생활을 해왔거나 수도공동
체를 일으켜 왔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 시대와 그 교회에 필요한
은총을 수도자들의 삶과 활동을 통하여 베풀어 오셨습니다. 수도회
들은 각기 창설자의 정신에 따라 다양한 생활 양식을 통해 복음을
생활화하면서 세상 곳곳에 복음을 증거해 왔습니다.
3. 교회는 신비로운 몸으로 비유해 볼 때, 수도자는 "심장"에 견주
어 볼 수 있겠습니다. 우리 몸에는 수많은 지체가 있으며, 그 어느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지체가 없습니다. 우리 교회에도 수많은 지
체가 있습니다.
머리이신 주교님이 계시고 두 다리로 열심히 뛰시고 두 팔로 땀
흘리며 사목하시는 신부님들이 계십니다. 그리고 뼈와 살이 되고
혈관과 신경이 되어 교회를 움직이게 하는 수많은 평신도들이 있습
니다.
사람들은 흔히 겉에 보이는 부분에만 신경을 많이 쓰며 정성을 드
립니다. 얼굴을 예쁘게 가꾸고 몸을 날씬하게 하고 근육을 튼튼하
게 하는데 힘을 기울입니다. 그러나 우리 몸에 정작 중요한 부분은
다 드러나 있지 않고 숨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 숨은 지
체의 중요성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숨어서 우리 몸의 모든 지체를
원활하게 살아 움직이도록 봉사하는 지체는 심장입니다. 교회 안에
서 이러한 역할을 하는 지체가 바로 수도자들입니다.
4. 심장이 튼튼해야 사람은 건강합니다. 수도생활이 활성화될 때 교
회도 활력을 얻게 됩니다. 수도자들이 자신의 몸과 마음, 그리고 자
신의 생활을 주님과 이웃을 위해 온전히 봉헌할수록 교회는 그만큼
풍요로워지고 더욱 생기를 띄게 됩니다. 청빈, 정결, 순명의 복음적
권고의 삶을 사는 수도자들이 교회 안에서 묵묵히 겸손하게 살아가
고 있을 때 비로소 교회는 그 내적인 생명력을 지니게 됩니다.
5. 교회가 양적으로는 팽창하고 영성적으로 빈곤할 때 수도자의 역
할은 더욱 시급히 요구됩니다. 세상이 점점 어두어져갈 때 수도자
의 역할을 더욱 필요로 합니다. 수도자는 그들의 사랑과 기도로 교
회에 생명력을 불어 넣고 있으며 그들의 희생과 봉사는 어두운 이
세상에 등불이 되어 줍니다.
그들의 헌신적인 삶과 활동으로 메마른 사회에 사랑의 단비를 내려
주고 있습니다. 결국 이들의 기도와 희생의 힘으로 이 세상과 보다
풍요롭게 변화되어 갑니다.
6. 세상과 교회를 위해 이토록 소중한 수도 성소가 아직 우리 한국
교회 안에서는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축성생활의 날(수도자의 날)"을 맞이하여 이렇게 수도생활의 참된
의미를 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된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7. 우리 모두는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를 따르며 거룩하게 살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부르심에 응답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 하나가 "축성생활의 길"입니다. 수도 성소는 자신을 죽이고
오로지 하느님의 뜻 안에서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며 살아가는 삶입
니다.
수도 성소는 하느님의 영광과 교회ㅢ 건설과 세상의 구원을 위해
특별한 이에게 내려주시는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이며 부르심입니
다. 교회의 보화인 이 소중한 성소에 투신할 젊은 이들을 많이 불
러 주시어 세상 어디서나 하느님을 용감히 증거할 수 있도록 오늘
특별히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8. 오늘 교황님께서 특별히 제정하신 축성생활의 날을 기념하는 여
러분의 가정 안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수도생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협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느님을 모시고 사는 열심한 가
정에서 성소자들이 육성됩니다. 이는 바로 여러분들의 가정에 내려
주시는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이며 사랑의 표지입니다.
성직자, 평신도들의 기도와 후원 없이는 수도 성소와 수도 생활의
발전은 내다볼 수가 없습니다.
오늘 "축성생활의 날"을 맞이하여 수도생활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함께 수도 성소 육성에 많은 기도와 후원을 다시한번 부탁드립니
다.
끝으로, 이미 수도 성소에 불림을 받아 살아가는 많은 선교, 수도자
들이 자신들의 신원과 소명의식을 다시 한번 깊이 되새기면서 더욱
쇄신하고 분발하여 열심히 살아갈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기도를 부
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