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복음 24장 42절-51절
저는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먹을 때 컵에다가 먹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냥 입에다가 대고 사정없이 벌컥벌컥! 마시는 편이죠.
입회전에도 그랬고 수련 올라와서 얼마까지도 그랬어요.
그런데 어느날 관구장님께서 지적을 해주셨지요.
'보는 사람도 있고 하니까 컵을 이용하라.'고...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컵을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개버릇 남주나요?
처음에만 컵을 이용했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습니다 ^^
그런데 요상하게도 아침 기도 내려가지 전, 제가 식당에서 물을 마시려고 할
때 꼭 관구장님께서 내려오시는 거예요.
그래서 병 을 입에 ㅁ눌었다가 다시 컵으다가 물을 붓는 시늉을 하곤 했지요.
그 다음부터는 아침에 꼭 눈치를 보면서 물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물론 컵은 이용하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위의 일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관구장님께서 내려오시든 내려오시지 않든 컵을 이용했다면 눈치를 보면서 물
을 먹을 이유가 없었겠지요.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성실하게 일하는 종처럼...
사실 수도회 어른들의 눈치는 볼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하느님의 뜻을 전달하고 지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분들 때문에
수도생활을 하는건 아니니까요.
제가 눈치를 볼 분은 하느님 밖에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옆에 계시든 계시지 않든간에 모든걸 아시잖아요.
제가 선한 일을 할 때. 악한 마음을 품었을 때... 모두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죄를 범하게 되면 죄의식 때문에 참 불편하지요.
그래서 하느님께 잘 보이기 위해 생활을 잘 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저의 죄를 모두 기록해주시지는 않는 분임을 알기에 고치고 바르게 살
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오력하는 사람을 사랑하시니까...
성실한 종이 결국 재산을 관리하듯이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사람이 하느
님의 영광을 차지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