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아들에게 동등한 법적 지위를
보장해 주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네가 규칙을 정해보렴.
노는 시간과 숙제하는 시간, 아빠랑 놀 시간.
그럼 나도 네가 정한 시간표를 따를게.'
아빠가 어린 아들이 정한 계획에
스스로 매입니다.
예수님은 교회를 한 사람 위에 세우십니다.
그래서 그가 매어놓으면 하늘에서도 매여있고
그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도록
하느님의 아들이신 분이 스스로
사람에게 매이십니다.
한 사람이 온 인류를 대표해서
어떻게 계획을 짜느냐. 대단히 불합리해 보이지만
우리는 성령의 감도하심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지성을 만드신 분께서 돕고 계시니까
우리가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군요.
물론 그 '한 사람'은 세속적인 면에서
우리를 대단히 불편하게 만드는
규칙을 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다 우리가 잘 되는 일이니
그리 불만을 가질 일도 아닌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이 그만큼
인간을 존중해 주신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당신의 구원 사업에 인간을 능동적인 파트너로
쓰시겠다는 계획은 사실 대단히 파격적인 일이지요.
그리고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비단 베드로와 그 후계자들만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
우리 개개인도 이 규칙에 따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이 땅에서 묶어 놓고는
하늘에 가면 저절로 풀려있으리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묶어놓은채 하늘에 가면
우리는 적잖이 당황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풀 수 있는 일이라면
살아서 기회가 있을 때
풀어놓고 감이 어떠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