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5주간 금요일 복음(마르코 7,31-37)
이리 저리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내 자신을 느끼는 순간.
가슴 한 구석에 씁쓸함이 남는다.
열심히 움직이며 사는 모습안에 숨겨진 나의 진실을 보았기 때문이다.
'반 벙어리'로 살면서도 정상인 흉내를 내는 내 모습이 왠지 어색하다.
얼마 전 '인간극장'이라는 T.V 프로에서 대구에 사는 키 작은 형제들의 모습
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그 형제들 중, 특히 막내는 자신의 처지를 스스로 인정하고 떳떳하게 드러내
어 세상과 부딪치며 이겨내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장애인도 아니었고, 비 정상인도 아닌 떳떳한 정상인으로 그들은 삶의 노래
를 부르고 있었다.
베드로는 첫째 편지에서
"결국 없어지고 말 황금도 불로 단련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황금보다 훨씬 귀
한 여러분의 믿음은 많은 단련을 받아 순수한 것이 되어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는 날에 칭찬과 영광과 영예를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밝히시고
우리가 받아야 하는 단련이 반 벙어리로 사는 자기 중심의 삶에서 하느님 중
심의 삶으로 옮겨가는 치유의 시간이 되어야 함을 말씀하신다.
형제들에게 적개심과 시기심으로 거절과 비판을 일삼던 어제의 모습.
건성으로 듣는척 하면서 이웃을 무시하고 내 안위 만을 찾던 오늘의 모습.
말의 아름다움을 잃고 허공에 공허한 빈말만을 하던 과거의 모습등,
나는 겉모양새만 그럴듯한 정상인이었다.
진정 올바르게 사랑의 말을 듣고 하는, '열린 대화'를 하지 못한 반벙어리로
나는 위선과 거짓 투성이의 고집쟁이인 병자였다.
사람을 살리는 분의 말씀 안에서 오늘 욕심으로 가득찬 '반 벙어리'의 모습
을 인정하며 형제들에게 속죄의 마음으로 용서를 청합니다.
알리바바의 형처럼 자기 독단과 고집, 욕심에 빠져 보물창고에 갇쳐 버린다
면 그 보물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바로 옆의 형제들과 함께 "열려라" "참..."로
보물을 나누어 쓸 수 있고, 그 보물로 반 벙어리의 병도 고치는 좋은 사랑의
선물을 마련 했으면 좋겠다.
우리 한 몸, 한 몸은 누구나 거룩한 주님의 성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