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버리는 것. 비움으로 가는 것은 정말 힘겨운 여정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부르심에 응답하여 하느님의 뜻을 사는 일이야 말로 갈등,유혹등과 싸
워서 세상에서 죽어 거룩하고 흠없는 사람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앎으로 행동해야 하고, 끝없는 신뢰의 기다림만을 생활하는 인간으
로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것을 아주 인간적인 죽음과
삶으로만 생각하는 착각에 머무르고 있지나 않은지 모르겠다.
사도 바오로께서는 "우리는 이 희망으로 구원을 받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닙니다. ...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기에 참고
기다릴 따름입니다."(로마8,24-25)라고 말씀하시며 우리의 기다림에 대한 확
신을 심어 주신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곧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부르
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작용해서 좋은 결과를 이룬다는
것"(로마8,28)을, 그것이 우리의 영광이고,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믿음
의 확신이라고 말씀하신다.
이것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르는 삶에 대한 희망의 확신이며, 부르심
에 응답하는 우리의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오늘의 시몬처럼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그리스도와 같이
죽어서 그분과 하나가 되었으니 그리스도와 같이 다시 살아나서 또한 그분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신앙의 길, 희망의 길을 알리는 이정표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