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복음 1장 26절-38절
성모님의 모습을 살펴보면 우리에게 많은 모범을 보여주신다는 것을 알 수 있
습니다.
성서에는 성모님의 모습이 거의 드러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어머니라는 것만으로도 예수님만큼 등장해야 할텐데 그렇지 않습니
다.
성모님은 예수님과 제자들의 뒤에서 그분들을 소리없이 도와주셨습니다.
식사라든지, 빨래라든지, 청소같은 일들이었겠지요.
그러면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늘 기도하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고통 중에는 나서지도 못하고 소리없이 눈물을 닦아야했고 예수님께
서 성모님을 모른체(?)했을 때는 또한 남몰래 뒤돌아서서 아픈 가슴을 달래야
하셨을 것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이런 삶을 왜 받아들였을까요?
성모님께서 천사 가브리엘의 전갈을 받았을 때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을 아셨
을 것입니다.
고통과 피곤함, 오해... 그 모든 것들을 기꺼이 받아들인 이유는 물론 사랑입
니다.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가졌다고 주위로부터 받은 온갖 욕설과 눈총을 견디어
낸것도 사랑이었고, 예수님 일행을 뒤따라가면서 힘든 일을 도맡아했던 것도
사랑 때문이었으며, 예수님의 주검을 받아 안고 한없이 눈물을 흘린 것도 사
라 때문이었습니다.
성모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가장 커다란 모범은 진정한 사랑의 모습입니
다.
사랑을 실천한다고 모두가 진정한 사랑을 하는건 아니지요.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누군가에게 보답을 받기위해 베풀어지는 사랑은 아무
런 의미가 없습니다.
성서에 성모님의 모습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우리는 성모님의 모습을 너무나
도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그것은 바로 성모님의 사랑의 모습이지요.
인도의 마더데레사 수녀님의 이름이 세계에 알려진 것도 수녀님의 드러나지
않고 실천한 진정한 사랑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성직자 임을, 수도자 임을 억지로 드러내면서까지 활동을 하려한다면
그것은 사랑의 실천보다는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일밖에는 되지 못합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우리 가족인 스승예수 수녀님들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우리들을 위해 밤낮으로 힘든일에 묻혀 사시면서도 우리들을 위해 늘 기도하
십니다.
우리들은 그런 수녀님들의 노고를 가장 고맙게 생각합니다.
수녀님들의 기도 때문에 힘을 얻고 더 나은 수도생활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다른 이들에게 힘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을 베풀 때 다른 사람에게 오히려 부담을 가져다 주고 힘을 얻기보다는
용기나 희망까지 잃어버린다면 사랑이라고 할 수 없겠지요.
수녀님들의 기도와 봉사가 우리들에게 힘을 주듯이, 성모님의 사랑이 모든 이
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듯이 우리들도 서로서로 그런 사랑을 나누어야하겠습
니다.
사랑은 주는것이라고 하죠?
하지만 주는 사랑은 받을줄 아는 사랑도 가르쳐줍니다.
서로 사랑을 나눌 때 서로를 더욱 잘 알 수 있고 서로에게 필요한 것들도 알
수 있는 것이지요.
서로에게 필요한 것이 되어줄 때 서로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서로의 사랑을 받아먹고 힘과 용기와 신뢰 안에서 성장할 수 있
다면 그것이 자로 하느님께서 세우시려는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