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복음 16장 1절-8절
저희 수도회는 활동 수도회이고 사도직도 외부와 접촉이 많습니다.
그래서 일반 상업적인 유인물이나 인쇄물, 기타 매체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그 때문에 우리가 제작하는 매체들의 평가 기준이 일반인들의 그것과 같게 되
는 경우가 있습니다.
세상 속에서 세상의 사람들의 발걸음에 맞추어 복음을 전해야하기 때문에 평
가 기준이 그렇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단지 복음을 전하는 사도의 정신은 잊지말아야 하겠지요.
외부와 접촉이 많고 세상사람들과 발맞추어 나가려면 그에 맞는 전문 교육도
필요하겠지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매체를 제작하는데 있어서 전문적인 일을 시킬 수
는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입회 초기부터 지향을 생각하고 사도직에 맞는 전문교육을 시켜야 한
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요즘 제 사도직 때문인데요.
보급소에서 약 3년동안 있었는데 최근에 편집실로 사도직 부서를 옮겼습니다.
그곳에서 책 표지 디자인도 하고, 편집도 하고, 교정도 합니다.
입회하기 전에 하던 일이라서 금방 익숙해졌는데, 문제는 너무 오랫동안 손
을 놓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입회 후 3년동안 디자인에 대해서 전혀 공부도하지 않았고 감각도, 요령도
다 너무나 둔해진거죠.
그런데 입회 전에 조금 했다고 해서 갑자기 디자인을 맡다보니까 부담이 좀
됩니다.
또 외부와 점촉이 많지 않은 수련자 입장에서 참고할 것도 마땅치 않고...
외부와 접촉이 많은 일부 수사님들은 제가 작업하는데 '감 놔라, 배놔라...'
하셔서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수사님들이야 많은 매체들과 접해봤으니까 어떤 기준이 있을 것이고 그래서
많은 것을 제시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제 입장은 그렇지 못합니다.
수사님들의 말씀을 듣다보면 답답하고 화도 납니다.
제 나름대로의 작업은 그냥 무시되고 다시 해야됩니다.
이게 수도회인지, 일반 회사인지...
물론 좋은 내용의 책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 위해서는 표지가 중요한 역
할을 하기 때문에 그런 염려 때문에 그렇겠지만 좀 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 그런 일련의 일들은 오늘 복음 말씀에서 말씀하시는 세속의 자녀들을 떠
올리게 합니다.
수도자로 살고 있지만 세속의 자녀들의 약은 생각만을 가지고 있는건 아닌
지...
가끔 제 눈에 비치는 모습들이 그런 생각을 들게 합니다.
복음적인 지향과 노력을 하지않는다는 말은 아닙니다.
단지 조금씩 보이는 비복음적인 것들이 더 커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이렇
게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