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복음 11장 5절-13절
또 어릴적 이야기를 하나할께요.
(그러고 보면 어릴 때 참 많은 일을 경험했나봐요 ^^)
초등학교 때로 기억하는데 한번은 친구랑 인천에 갔었습니다.
바다를 보러가자는 친구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망설임없이 출발했었습니다.
겁도없이...
주일이었던것 같은데 버스를 타고 갔었던가....?
아무튼 힘겹게 인천에 도착했습니다.
날씨가 흐려서 실망을 좀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바다라는 흥분감 때문에 정신
없이 돌아다녔습니다.
만화도보고, 오락실도 들어가고, 맛있는 것도 사먹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좋은 나머지 돈을 너무 헤프게 썼지 뭡니까요.
아무리 정신이 없어도 차비는 남겼어야 했는데... 가슴이 덜컹! 내려앉더군
요.
'이제 어떻하지?...'
친구랑 길가에 앉아서 울먹울먹!
어두워지는 인천의 길가는 우리들에게 공포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저는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돈을 빌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딱 20원만.
집에 전화를하면 문제가 해결될거라는 생각에서였지요.
친구는 옆에 서있기만 했고 저는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돈을 얻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20원 주기가 아까운지 그냥 뿌리치거나 모른채 가버리는거였어요.
기도가 저절로 됐습니다. 절박한 상황이었기에 그랬나봅니다.
'주님, 20원만... 제발 20원만...'
결국 정말로 딱 20원만 얻어서 집에 전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무시히 끌려왔습니다.
어린 마음에 하느님께 얼마나 많은 감사를 드렸는지 모릅니다.
재미있는 기억이라고 생각하는데 ... 그런가요?
오늘 복음 말씀은 구하고자하는 사람에게는 하느님께서 정말 풍성히 내려주신
다는 뜻입니다.
한번 청하고 않되면 그냥 끝나는게 아니라, 엉겨붙어서 청하는, 그런 간절한
것을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천의 어두워지는 한 길가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매달리는 저의 모습이
그런 간절한 모습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딱 20원. 풍성하지 않고 원하는 만큼만 베풀어주신것 같지만 제게는 너무나
풍성한 베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하고자 하는 마음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말씀을
마음 깊히 새길 수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처럼 풍요한 세상에서 누구에게 무언가를 얻고자한다는 것이 어떻게 보
면 수치스러울 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그 대상이 하느님이라면 다르겠지요.
한없이 인자하시고 자애로우신 하느님께 우리가 청하지 못할 것이 무엇이있겠
씁니까?
예수님께서는 죽은 사람의 생명까지도 하느님께 청하셨잖아요.
우리들도 우리의 건강, 지성, 내외적 성장... 모든 것을 주님께 간절히 청하
는 자세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대신에 꼭 들어주시리라는 믿음을 드려야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