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묵상]
촛불과 초, 마르타와 마리아
루가복음 10장 38절-42절
촛불을 봅니다.
심지에 붙어있는 불은 초가 녹으면서 공급되는 파라핀으로 인해서 계속 타오
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타오르는 불빛은 주위를 환하고 따스하게 비추어줍니다.
촛불을 오늘 복음과 비교해 보았습니다.
마르타와 마리아.
마르타는 활동을 의미하고 마리아는 기도,관상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촛불과 비교했을 때 끊임없이 타오르는 불꽃은 활동을 의미하는 마르타, 초
는 기도를 의미하는 마리아라고 생각해보았죠.
초의 파라핀이 불꽃을 유지시켜주듯이,기도로부터 샘솟는 힘은 예수님의 뜻
을 실천(활동)하는 바탕이 됩니다.
아무리 뛰어나고 효과적인 활동도 기도없이는 그 의미가 사라지고 단지 인간
적, 세속적인 것으로 변해버립니다.
또 기도만이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데 완벽한 조건이 될 수는 없겠지요.
촛불과 초, 활동과 기도, 마르타와 마리아는 서로 성질이 다르다고해서 따로
분리해놓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마리아만을 두둔하시는듯한 예수님의 진정한 뜻은 어느 한쪽이 더 좋고 나쁨
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한쪽에 너무 치우치지 말라는 주의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두 여인의 가치를 모두 값지게 여기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르타의 초대에 기꺼이 응하신 것이고 마리아의 경청의 자세
에 충실히 응답하신 것이지요.
우리 수도회의 창립자 알베리오네 신부님도 사도직에 더 많은 기도의 힘을 쏟
기위해 스승예수 제자 수녀회를 창립하셨습니다.
알베리오네 신부님도 활동과 기도의 조화를 강조하셨던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살면서 우리들은 눈에 보이는, 결과로 나타나는 활동만을 중요하게 여
기는 경향이 있는것 같습니다.
일의 동기가 어떠했건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사고방식 때문이겠지요.
학교에 다닐 때 결과보다는 동기가 더 의미가 있다고 배우기는 하지만 현실
은 그 모든 것을 짓밟아버립니다.
반대인 경우도 있지만 대개 올바른 동기로 시작하는 일은 좋은 결실을 맺습니
다. 그럴 때 결과보다는 동기를 한번 더 생각하고 나아가서 올바른 동기를 갖
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동기는 기도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바른 지향을 둔 기도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아름다운 활동으로 드러납니다.
지향을 결정하고 그렇게 기도하는 중에 내 안에서 생겨나는 기쁨과 영광이 활
동에 큰 영향을 미치고 그것을 알아차린다면 기도,동기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택했습니다.
현세대에 부족한 동기,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한것이죠.
하지만 마르타도 좋은 몫을 택했습니다.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주님을 모셨으니까요.
기도와 활동...그리고 조화.
하늘나라를 위한 최고의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은 수도회에서 이 덕목을 채택하고 있는것이구요.
조화롭게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좋은 것임을 알고있고, 그 은혜도 크다는 것을 아는 이상 그렇게 노력
해야하는것이 당연하겠죠?
2000.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