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풍경]
저도 어쩔 수 없는 인간입니다.
형제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급하게 짐을 꾸려 다른 수사님들과 함께
그 형제의 고향 순천으로 향했습니다.
저의 부모님도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상황이라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대한 죽음도...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쯤이었습니다.
우리들은 잠시 숨을 돌리고 형제 어머니의
입관 예절을 했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얼굴을 보니
입가에 편안한 웃음이 어려있었습니다.
지독한 지병으로 돌아가셨다는데, 참 다행입니다.
저의 부모님도 그렇게 편안한 모습으로
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살아 생전에 약을 많이 드신 분들이라
돌아가실 때 무척 힘이 드실까, 걱정입니다.
임종하는 모습이나 지켜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수도회에 몸담고 있는지라 아마도 그것은 어려울 듯 싶습니다.
물론 저에게는 아버지 하느님 한 분밖에 않계시지만
이렇게 생각만하는데도 마음이 이리 무거운 것은
저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인가 봅니다.
2002.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