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풍경]
사랑은 사욕을 품지 않으며....
얼마 전 해외 파견 선교사 분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할 일이 있었는데 좋은 분들을 만나 여러 이야기도 듣고
견문도 넓히는 좋은 기회였다.
보스니아, 구소련의 여러 공화국들, 아프리카 나라들, 선교가
어렵다는 중국에 이르기까지 정말 세상의 곳곳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들이 많음에 새삼 놀랐다.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 제 1의 성소라 한다면 선교사가 되는 것은
제 2의 성소라 할 만큼 선교사로 살아가는 일은 힘들고
또 보람된 일이다.
그 프로그램엔 활발하게 선교에 나서고 있는 개신교의 목사님들이
많이 참가했고 천주교측은 수녀님들이 몇 분, 그리고 사제와 수사가
두어 사람 왔었는데 프로그램 하는 동안 천주교와 개신교의
차이점이랄까 그런 것이 느껴져서 재미있었다.
개신교 선교사 분들의 열정은 참 놀라웠고 배워야 할 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천주교측은 참가자들 대부분이 수도자라서
더 그랬는지 드러나지 않게 뒤에서 봉사하려는
자세를 느낄 수 있던 것이다.
열정은 좋은 것이지만 잘못된 지향과 결합되면
때로 엉뚱한 곳으로 우리를 끌고 가기도 한다.
이러한 점 때문에 베네딕도 성인은 [수도규칙서]에서
"그의 정신이 참으로 하느님으로부터 왔는지" 알아보도록
하라고 썼을 것이다.
이는 수도승으로 살고자 하는 지망자들을
살필 때의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지만
우리가 어떤 것을 하려는 경우에 베네딕도 성인의
이 말씀은 되새겨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내 마음이 바라는 바를 살펴 차근차근 더듬어보면 정말
조금이라도 사심이 없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듯하다.
그럴 때 성서의 "사랑은 사욕을 품지 않습니다"(1고린 13,5ㄴ)
라는 말씀이 깊은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은 그 끝이 얼마나 먼 것인지!
사흘째 비가 내리고 있다.
태풍의 영향 때문인가보다.
수확을 앞둔 농민들,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 모두를
주님께서 돌보아주시기를.....
2000.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