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묵상]
연중 제 20주간 금요일 사랑이 없으면
8월 25일 연중 제 20주간 금요일
사랑이 없으면
율법 교사가 예수님을 시험할 의도로 가장 큰 계명을 묻습니다. 그는 율법 교사로서 전통적인 율법에 능통한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율법이 전하는 수많은 계명들의 규칙과 질서, 어떤 계명의 다른 계명에 대한 우선성 혹은 우위성을 알고 있다고 믿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니 이러한 질문으로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그런 그에게 모든 율법과 예언서의 근간이자 정신이 되는 것이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가르치십니다.
율법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과 계약을 맺으시며 그들에게 주신 법규들이며,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하느님을 따르는 길이며 삶의 목적입니다. 그런 율법을 가르치는 교사들이라 하면 당시 최고의 지성이자 권위 있는 교육자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그런 모든 지식이나 권위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다고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특별히 하느님에 대한 가르침에서, 교회가 하느님의 뜻에 따라 행하는 구원사업에서, 개인적인 신앙 활동에서 “아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물론 알아야 할 수 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고 사랑할 수 있게 되진 않습니다. 그보다 지금 내 마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조용히 귀 기울이고,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주님의 손길을 청하는 마음이 더욱 우리가 하느님을 “잘 알도록” 해 줄 것입니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고/ 모든 신비와 모든 지식을 깨닫고/ 산을 옮길 수 있는 큰 믿음이 있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1코린 13,2)”
글 | 성바오로수도회
그림 | Jesus giving the Farewell Discourse
2023.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