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미디어]
핫도그, 수도원 일기 15편
15편 핫도그
간식거리가 많지 않았던 어린 시절,꿀맛으로 즐겼던 군것질 거리들이 있다.뻥튀기, 달고나, 설탕하드, 핫도그, 떡볶이 등등.. 이 중에서 지금까지도 좋아하는 것으론,’떡볶이와 핫도그‘가 있다.초등학교, 아니 우리 땐 ‘국민학교’였다.국민학교 시절,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고소한 냄새가 나는 핫도그 집을 그냥 지나친다는 건,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무려 50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해서 손에 잡은 핫도그..!세상의 절반을 가진듯했다.핫도그의 풍미를 더하기 위해 아주머니에게간곡히 부탁하는 것은 더 많은 설탕과 케찹이었다.단골이다보니 아주머니가 케찹과 설탕을 듬뿍 발라주셨다.기분 좋게 핫도그를 들고행여나 친구들한테 한 입이라도 뺏길까봐 뛰어오다가 넘어질량이면손으로 땅을 짚어 핫도그를 놓치느니차라리 얼굴을 땅에 갈아먹고 핫도그는 살렸던 기억도 있다.그렇게 목숨걸고 지켜온 핫도그를집에 와서 안심하고 먹으려는 순간에는형이 불쑥 앞에 나타나 한 입만 달라고 불쌍하게 애원을 한다.한사코 매정하게 거절하다가도한 입만 달라는 형의 간절한 부탁을 못이기고진짜 한 입만 먹으라며 자비를 베푸는 순간형은 입을 하마같이 벌려 한 입에 쏙 넣어버려치고 받고 싸운 슬픈 추억도 있는 참 애틋한 핫도그...!하지만, 요즘은 그 추억의 핫도그를 찾기가 쉽지 않다.그러다 우연히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렸을 때였다. 간식 코너에서 옛날 핫도그를 발견했다.참 신기하기도 하고 반가웠다.옛 생각도 나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는데..가격이 어릴 적 사먹었던 때에 비하면 꽤나 비싸졌다.그러던 어느 날, 마리오 수사님께서지방 서점에 내부 인테리어 일로 가셔야 하는데일손이 부족하다며 자원봉사자를 찾으셨다..나는 하루 종일 노동일을 하러가야 한다는 말에맘이 내키지않아 머뭇거리고 있는데,..청주까지 가자면 고속도로를 타고 가야한다는 말을 듣고바로 핫도그가 머리 속에 떠올랐다.‘그래.. 고속도로 휴게소에 가면 핫도그를 먹을 수 있잖아...!’나는 바로 서점 인테리어 공사에 지원나가겠다고 손을 번쩍 들었다..지원자는, 달랑, 나 혼자였다.바로 낙찰되어 마리오 수사님과 트럭에 올라타고 길을 떠났다.가는 내내 핫도그 먹을 생각에 다른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드디어 청주가는 길에 들른 고속도로 휴게소...뒤도 돌아보지 않고 핫도그 파는 곳으로 가서제법 큰 돈을 주고 설탕 듬뿍, 케찹 듬뿍.. 핫도그를 먹으니,어린 시절의 행복이 내 온 몸을 감쌌다.. 행복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핫도그 때문에 따라나선서점 인테리어 공사의 노동 강도는 실로 대단했다.와, 마리오 수사님은 연세도 적지 않으신데,지치지도 않으시는지 쉬지도 않고 일하신다.힘들다고 투덜거리니 핫도그 먹고그것밖에 힘을 못내느냐며 나무라신다...참 이놈의 핫도그는 내게 웃픈 존재다..이젠, 핫도그랑 그만 헤어지고 떡볶이랑 친해볼까? ....***
출처 :
cpbc마조리노 신부의 주크박스
주크박스의 제2부! 수도원 일기였습니다.
매주 토요일과 주일 저녁 8시~10시! 라디오 FM 105.3MHz[마쪼니네 추억의 음악 다방]
마조리노 신부의 주크박스 제1부로도 뵙겠습니다.
토요일과 주일 저녁 8시 아래 라디오를 클릭 시 방송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Radio on Air
▲안성철 신부 성바오로수도회 가톨릭사회경제연합 이사장
2020.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