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묵상]
복음묵상/마태6,1-6;16-18/2월 25일
오늘 1독서, 2독서 그리고 복음의 주된 내용은 참된 회개와 아빠 하
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이다. 1독서에서 "옷만 찢지 말고 심장을 찢고
너희 하느님께 돌아오라."라는 말씀에서 참된 회개란 겉으로 드러나
는 외적 행동에 있는 것이 아니라 회개하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
다는 것을 보여 주신다. 이스라엘에서 회개의 전형적인 모습은 옷을
찢고 머리에 재를 들쓰는 것인데, 겉으로 아무리 이런 행위를 한다
하더라도 그 사람의 마음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사실 오늘 재의 수요일을 시작하면서 단식과 금육을
하고 사순절 동안 극기의 생활을 시작하지만 그것이 외적으로 지키
기에만 급급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참으로 중요한 것은 마음이
다. 겉으로 보기에 대단한 절제를 행한다 하더라도 마음이 마지 못
해 한다거나 아무 생각 없이 지키는 것에만 골몰한다면 그것은 소
용 없는 것이고 비록 겉으로 '저 사람은 사순절인데 저러나....' 할
정도로 보잘 것 없다 하더라도 그 자신의 마음이 하느님 앞에 자신
의 잘못을 깊이 후회하고 있고 또 마음으로 하느님을 찾고자 한다
면 그는 어느 누구보다도 훌륭한 재계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그것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자선,
기도, 금식 이 모두는 외적으로 하느님을 찾는 행위이고 훌륭한 것
이지만 바리사이파처럼 마음이 하느님을 찾는 데 있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거나 사람들에게 가 있다면 그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씀
하신다. 참된 회개는 마음이 하느님에게로 향하는 데에 있다.
또한 오늘 독서, 복음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사랑이다. 사
실 사순절에 시작하는 참회라는 말 그 자체가 그리 반가운 말은 아
니다. 그러나 그 말이 힘이 될 수 있고 기쁨과 하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그 목적을 바라볼 때이다. "주는 가엾은 모습
을 그냥 보지 못하시고 좀처럼 노여워하지도 않으신다."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서 갚아 주실 것이다." 자신의 잘못 때문에 마음 아
파하고 마음이, 보이는 사람들에게 가 있지 않고 막연하기만 한 보
이지 않은 하느님을 향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렇게 행할
때 하느님의 사랑을 얻고 아빠 하느님이 주시는 상을 받게 될 것이
다. 이것은 이것을 얻기까지 행한 고통을 완전히 잊게 할 만큼 충만
한 것이다.
자신의 죄를 아파하고 그분 앞에 가서 내 잘못을 말씀드릴 때, 이것
은 분명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지만 그렇게 행할 때 내 죄를 용서
하시는 그분의 큰 사랑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2독서에
서 표현하는 대로 하느님과 화해하는 삶, 우리를 위해서 그리스도를
죄 있는 분으로 여기시고 그분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죄 없다고 선
언하시는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게 하지 않는 삶일 것이다.
1998.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