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묵상]
유기적인 합일체
요한복음 17장 20절-26절
요한 복음 17장은 예수님의 기도를 담고 있습니다. 이 말씀의 주된 내용은
'일치'라고 생각해봅니다.
처음에 아버지이신 하느님과 예수님의 일치를 말씀하고 계시고, 이어서 제자
들과 예수님, 그리고 제자들이 션교를 통해 만나게 되는 이들과의 일치를 말
씀하십니다.
단순하게 국한된 어느 한 부분의 일치가 아니라 세상 모두의 일치를 희망하
고 기도하십니다.
예수님의 크신 사랑을 다시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수도회 주방에 그날의 성서 말씀을 간략하게 적어놓는 곳이 있는데요,
오늘 말씀을 'All for One'이라고 써놓았더군요.
간단하면서도 적절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수님의 육화와 공생활, 수난과 죽음, 부활...
이 모든 것들의 목적은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시는 '모두가 하나되는 것'이라
고 생각합니다.
하느님의 뜻인 인류의 사랑과 구원은 인류가 하나로 뭉침으로써 이루어지는것
이라 생각합니다.
하나가 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우리 신체는 하나죠. 머리, 손, 발,... 각기 나름대로의 기능을 가지고 있지
만 서로 하나의 신체를 이루고 있지요.
그런데 머리에 이상이 생기면 손, 발 등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반대로 손이
나 발에 문제가 생기면 온 몸이 불편해지지요.
이렇게 신체가 하나로써 서로에게 유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듯이 세상도 이와같
이 유기적으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구촌의 어느 한 부분의 기쁨이나 슬픔이 모두의 기쁨, 슬픔이 될 때 비로
소 하나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죠.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듯이 말이죠.
유기적인 합일체.
예수님께서도 이러한 하나됨을 희망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자들도 사람들의 유기적인 연결을 위한 노력이 그들의 주된 활동이었다고
생각해봅니다.
이제 12사도들의 역할을 이어받은 우리들도 서로 유기적인 합일체를 만들어
나가는데 힘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힘들고 어렵더라도 주님께 의지하고 이루어나가야겠지요.
2000.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