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묵상]
9 :1
루가복음 17장 11 -19절
"하느님께 찬양을 드리러 돌아온 사람은
이 이방인 한 사람 밖에 없단 말이냐?"
예수님! 저 오늘 영종도에 다녀왔어요. 알고 계시죠!
수도원에서 먹을 쌀을 가지러 갔었죠. 우리 수도원
주방에 계시는 수녀님의 부모님 댁이었는데
정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사시는 분들 같았습니다.
그 아버님을 뵈면서
나는 과연 예수님께 '감사합니다, 감사해요'하며
살고 있는가 물었죠. 답은 '아니오'였어요. 예수님 죄송해요.
유대인:사마리아인=9 : 1
저의 마음의 상태도 아마 9:1인것 같아요.
사랑은 모든 것을 뛰어넘습니다.
사랑이 있다면 많은 것이 용서가 됩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기뻐하고,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을 찬양할 줄 압니다.
9명의 유대인들은 감사하고 찬양을 할 겨를이 없습니다.
그들은 틀 안에 갇혀있기 때문이죠.
그들의 마음이 열려 있지 않으므로
예수님의 사랑이 그들의 마음에 꽃을 피울 수가 없습니다.
학교에서 시험을 보고 교실을 나서면 바로 까먹듯이(저의 경우)
고해소에서 죄사함을 받고 거기를 나서는 순간
예수님의 은혜를 까먹어 버립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 다시 돌아오지 않은 이들은
감사할 줄 몰라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그것보단 마음이 닫혀있기 때문에 ,
사랑할 줄 모르기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싶네요.
사마리아인이 예수님께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가난했기에,(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그러기에 틀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기에,
사랑하고자, 사랑을 받고자 마음이 열려 있었기에
예수님께 돌아와 감사를 드리고 하느님을 찬양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면 내가 더 많이 사랑하고, 감사하는 삶을 위해
모든 형식을 떠나야 할까요.
모든 것을 초월하는 사랑을 한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기에 사랑이,
그것도 지혜로운 사랑이 필요한 것 같네요.
사랑하는 마음만 가지고는 안될 것 같아요.
사랑함으로써 내게 다가오는 아픔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하구요.
참고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여유와 지혜가 필요할 것 같아요.
진정 사랑하고자 한다면 그러한
지혜, 여유로운 마음과 인내를 주시겠지요.
진정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돌아온 사마리아 사람처럼 가난해질 수 있는 은총도 더불어 청합니다.
나의 지금의 모습이 비록 9:1이긴 하지만
그 1을 소중히 생각하고,
키워나간다면 나도 언젠가는 진심으로
'알렐루야' '아~멘'을 외칠 수 있겠지요.
우리 모두가 세상에 그렇게 외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2000.11.15